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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Interview-김성윤(Nick Kim)한인 최초 시드니 클럽 마퀴(MARQUEE) DJ
김서희 기자  |  sophie@hoj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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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6  17: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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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라고 한다. 2007년 가난한 삶이 힘들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단돈 70만원만 수중에 들고 호주에 온, 영어 한 마디 못했던 스무살을 갓 넘긴 경상도 청년이 있었다. 
 
당시 그는 철지난 유행의 청바지를 입고, 더부룩한 헤어를 해 누가 봐도 패셔너블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었다. 부족한 언어 실력으로 시간당 4불을 받으며 스시집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다.
 
그러나 지금 2014년, 사투리를 쓰던 그 청년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겸비한 댄디한 슈트 차림에 투블럭 헤어를 하고, 세련된 패션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DJ가 되었다. 수많은 시드니 DJ가운데에서도, 가수 싸이가 호주 공연을 하고 갔을 정도로, 명성이 높은 호주 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시드니 클럽 마퀴(MARQUEE)에서 한국인 최초로 DJ로 발탁된 유명인이다. 워스트에서 베스트로 변신한 패션의 비밀을 알기 위해 옷장을 열어보듯, 7년이라는 호주에서의 시간 동안 어떤 히스토리가 있었는지 알기 위해 김성윤이라는 이름을 지닌 시간의 문을 열어보았다.
 
   
 
가난이 싫어 도망치듯 호주로 왔던 청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들어갈 등록금조차 마련이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대학을 포기했었어요. 돈이 없어서 어떤 꿈도 꿀 수 없었고, 남들처럼 공부도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이, 어린 나이에 너무 속상했어요. 대학도 못 들어간 제가 한국에서 성공하긴 막막하다는 좌절감에, 당시 아르바이트로 열심히 돈을 모아 가장 싼 비행기 티켓을 끊고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왔어요”
 
그렇게 김성윤 씨는 막연하게 외국에 나가면, 무언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호주로 오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아는 이 한 명 없고, 영어를 전혀 못 하는 그에게 호주는 냉정한 곳이었다.
 
“당시 시간당 8불을 주는 스시집에서도 저는 트레이닝이란 전제 아래 4불을 받으며 일했어요. 말만 외국에 온 거지, 한국에서보다 더한 고된 노동으로 힘들었죠.”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들어와도 독학으로 영어를 악착같이 공부했고, 호주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영어를 배워나갔다. 돈이 목적이 되어 호주에 왔지만, 돈만을 무조건 쫓아간다면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입는 옷도 바뀌었다. 스시집 아르바이트 유니폼에서 골프복을 입게 된 것이다.
“영어를 더 빨리 늘리기 위해서 골프 강사를 택했어요. 골프 강사 자격증을 따고, 골프를 배우러 오는 호주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죠. 아울러 주식공부도 함께 시작했답니다.”
 
그런 과정에서 그의 워킹 홀리데이 과정은 마무리가 되었고, 월등히 유창해진 영어 실력과 처음 가지고 왔던 70만원과는 비교가 안 되는 목돈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스타 주식 강사에서 꿈을 위해 호주로 다시 오다
호주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에서 주식 강사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네이버 주식 부문 칼럼을 쓰며, 유료 회원들에게 강의를 했어요. 방송에도 출연했고요.”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스타 주식 강사였던 그는 불현듯, 다시 인생의 진로를 바꾸게 된다. 남루한 삶속에서도 사실 그가 진정 하고픈 일은 음악을 트는 DJ였다. 빛날 것 없던 일상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홀로 듣는 음악을 통해 늘 위로 받았고, 절망할 때마다 클럽에 가 큰 음악소리와 함께 함성을 지르며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주식 강사로 경제적으로 안정은 되지만, 이게 정말 내가 행복한 일인가 하는 자문이 들더군요. 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건 음악이라고 깨달았죠.”
 
그리고는 다시 호주로 돌아온 그는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돈을 안 받아도 좋으니, DJ로 일하게 해달라는 제의를 사장에게 하고 대답은 YES로 돌아왔다. 그렇게 김성윤이란 이름 앞에 DJ Nick Kim 이란 타이틀이 붙고, 트렌디한 넥타이를 단정하게 맨 말쑥한 스타일의 DJ로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 DJ 김성윤(Nick Kim)씨의 패션아이템은?

아내와 함께 한 사진을 가지고 다니는 지갑(Louis Vuitton), 결혼반지와 음악을 넣고 다니는 실버 USB, 레드컬러가 인상적인 헤드폰(Pioneer), 서울에서 구입한 그의 이름이 새겨진 LED명찰, 세련된 디자인의 시계(Calvin Klein), 아울러 항상 넥타이를 빼놓지 않고 맨다. 사진 속 넥타이는 TopShop 제품.

내 패션의 키워드는 음악
디제잉 역시 유튜브를 통해 독학으로 배워나갔다. 그동안 모든 전 재산을 장비를 사는데, 아낌없이 투자했다. 쓸 돈이 당장 하나도 없어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니,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처음엔 디제이 경력이 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가게 문을 닫고도 날밤을 새가며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전 무조건 음악은 함께 다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려운 음악은 안 틀어요. 모두가 아는 본조비나 퀸 노래들을 즐겨 선택하죠.”
 
기존 클럽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그의 스타일은 점점 호주 내 디제이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그를 보러 직접 오기도 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디제잉을 하는 대부분의 디제이들과는 달리 항상 깔끔한 정장을 갖춰 입는 그의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던 차 싸이가 공연을 한 무대로 유명한 시드니 클럽 중 최고로 꼽히는 마퀴에서 디제이로 제의를 받고, 무대에 서게 된다. 한국인 최초라는 선례를 남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첫 무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광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호주는 기회를 제공한 소중한 곳이다. 꿈도 이루게 해 주었고, 지금의 일본인 아내를 만나게 해 준 장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패션이란 무엇인가 물었다.
“제게 패션은 음악입니다. 흥겨운 음악을 들으면 즐겁고, 잔잔한 음악을 들이면 차분해지듯 음악은 우리 삶을 코디하는 아이템입니다. 제 인생을 베스트로 코디해 주는 건 바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트는 직업이라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왜 항상 슈트차림을 고집하는지도 궁금해 질문을 던졌다.
 
“가난했던 시절엔 슈트 입은 남자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슈트를 입고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좋아요.”
 
DJ Nick Kim이라는 이름으로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디제이 부스에 선 김성윤씨의 모습이, 클럽 조명이 아직 켜지지도 않았는데 반짝반짝 빛나보였다. 아마도 그것은 꿈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만이 지닌 희망이라는 이름의 빛나는 불빛 때문일 것이다.
 
김서희 기자 sophie@hojudonga.com / 사진 남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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